크리스마스 휴장을 마치고 문을 여는 연말 증시에서 외국인 매매는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다만 1월에는 시장 전망에 맞춰 국가 간 비중을 조절하고 종목을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매수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 이후 5년간 크리스마스 이후 외국인 거래 비중은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도 12월 크리스마스 이전 외국인의 일평균 거래 비중은 13.70%였으나 이후 3일간은 8.68%에 그쳤다. 외국인이 주춤한 사이 그 자리는 국내파인 기관투자가와 개인이 채웠다.

주영근 삼성증권 해외법인사업부장은 "12월 중순이면 이미 '북 클로징'(연말 결산)에 들어가 외국인 주문이 크게 줄어든다"며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엔 펀드매니저들이 휴가를 떠나 주문이 거의 없는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올 연휴 전에도 장기(롱)펀드 중심으로 '사자'가 있지만 거래 규모가 작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24일 2700억원대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으나 당일 전체 외국인 매수 규모는 9100억원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상규 CS 전무도 "외국인 거래가 순매수로 잡히긴 하지만 전반적인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양상"이라며 "내년을 시작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려는 일부 투자자들만 매매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무는 "외국인이 전반적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겠지만 강도는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워낙 줄어 외국인의 적은 매수에도 지수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내년 초 이후엔 보다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 전무는 "원 · 달러 환율 반등이 진정되고 있는 데다 미 경기 회복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비싸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1월에도 외국인 순매수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출 관련 대형주,그 중에서도 정보기술(IT)주 중심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