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포함시 82개사 상장폐지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의 수가 시장 개설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한층 강화된 상장 폐지 실질심사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에 버금가는 퇴출 기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가 확정된 기업은 모두 65개사에 달했다.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 후 사상 최대로, 작년 23개사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종전 최대 기록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부도기업이 속출했던 1997년의 55개사였다.

퇴출 사유는 자본잠식과 감사의견 거절이 대부분이었다.

15개사가 자본잠식 사유로 불명예 퇴출당했고, 19개사는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상장 폐지 실질심사 제도를 통해서만 16개사가 퇴출당했다.

상장 폐지 실질심사 제도란 형식적으로는 퇴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유지에 부적합한 기업으로 판정하면 퇴출하는 제도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매출을 올리거나 잦은 증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춰 퇴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마저 어려워졌다.

상장 폐지 기준에서 벗어나려고 비정상적인 수단을 썼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업체들의 퇴출이 속출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을 포함한 전체 상장사 중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의 수도 사상 최대에 육박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9개사가 상장 폐지됐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2개사를 제하면 모두 82개사가 상장 폐지된 셈으로 1999년 83개사 이후 최대 규모다.

내년에는 상장 폐지 실질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에 부실기업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우선 이달부터 자본잠식 기업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더라도 무조건 실질심사를 하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실질심사 시기를 회피해 증자자금을 유용할 때 규제 공백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공백을 없애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층 강화된 상장 폐지 실질심사 제도를 통해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퇴출 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