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증시가 단 4거래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거래량이 줄어들며 파장 분위기가 완연한 가운데 이제 2010년 연초 장세에 대비할 때다.

4분기 어닝시즌이 있는 내년 1월에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증시 분위기도 밝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모처럼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성탄 축포를 터뜨리는 듯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말 강세장을 내년 초에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쏠려 있다. 특히 4분기 어닝시즌이 있는 1월에는 기업 실적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에서는 4분기에는 기업들의 이익성장 모멘텀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성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중순 이후 주가 조정의 원인이었던 이익성장 모멘텀 둔화에 대한 인식은 4분기 어닝시즌이 가까워지면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분기 기업실적이 3분기 대비 나쁘지 않고, 주가가 미리 조정 과정을 거쳤다"며 "이에 따라 연초 장세는 실적이 견조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IT 등 수출주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IT 업종은 3분기 어닝시즌인 10월에는 실적이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부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IT업체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꾸준히 상향조정되는 추세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월 말부터 꾸준히 상향 조정돼 3분기 영업이익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조7673억원이었으며, 현재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029억원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하향 조정에 제동이 걸리고 이달 들어 상향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T∙철강∙자동차 등의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인 내년 초에 상승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코스피가 유난히 짝수해에 약세를 보였던 이유는 IT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IT업종의 업황 회복이 2010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짝수해 징크스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1월 주식시장 역시 한국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의 추이에 따라 IT, 자동차 등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2009년 코스피 지수는 50% 가까이 상승했다. 연말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010년에도 기분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제 연초 최대 이슈인 어닝시즌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