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인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종 후보로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56 · 사진)이 선출됐다.

42개 증권사와 선물사 등 한국거래소 주주사들은 23일 거래소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표결로 김 부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표결에서는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이 경합을 벌인 끝에 김 부회장이 1차 투표에서 60.25%의 지지를 받았다.

당초 김 부회장과 이 부회장 간 박빙의 대결이 예상됐으나 주주들은 은행 출신인 이 부회장에 비해 증권업계 경험이 풍부한 김 부회장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부회장이 2001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키움증권 사장을 3차례 연임하면서 업계 인사들과 폭넓게 친분을 맺은 것이 득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김 부회장은 민간 출신 인사들끼리 주주 간 경선을 통해 이사장으로 선출된 첫 사례가 됐다.

김 부회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청주고,고려대 법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쌍용투자증권 SK증권 등을 거쳐 키움증권 사장을 지냈다. 신임 이사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김 부회장이 '경선 1호 이사장'의 영예를 안게 됐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올해 초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거래소는 그동안 여러차례 제기됐던 방만경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인원 감축과 조직 축소 등 강도 높은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옛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 등 출신 기관별 노조끼리 벌어지고 있는 내부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시급하다. 또 외국 기업 상장 유치와 시스템 수출 등 해외 사업도 새 이사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