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들이 연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윈도 드레싱'에 적극 나섬에 따라 이들이 관리하는 주요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 증시 폐장일(30일)까지 4거래일이 남아 있는 만큼 투신권이 많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강해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시가총액이 크지 않으면서 실적이 좋은 우량 중견 · 중소형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윈도 드레싱' 이후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말 기관 '윈도 드레싱' 종목 잡아라
◆투신 4일 연속 순매수 이어가

투신권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8일부터 4일 연속 순매수세다. 연기금도 352억원의 주식을 매입,이틀 연속 순매수 행진을 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국내 기관투자가의 양대 축인 연기금과 투신이 모두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투신의 '주식 담기'는 이달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틀을 제외하고 자금이 이탈해 총 895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점을 고려하면 연말 윈도 드레싱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펀드 성과를 좋게 하기 위해 현금을 줄이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올해는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덕분에 수익률 관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펀드 운용 성과가 부진한 일부 운용사를 중심으로 윈도 드레싱에 나서고 있다"며 "장 마감 직전에 증시가 빠졌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투신권은 장 마감 동시호가 때까지도 순매도세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장이 끝나면서 순매수로 돌아섰고 코스피지수도 이에 따라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윈도 드레싱의 수혜를 볼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윈도 드레싱의 효과가 크려면 기관 입장에선 다른 운용사보다 자신이 많이 갖고 있는 종목이어야 하고 덩치는 크지 않아 베팅으로 쉽게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107억원을 사들인 삼성SDI를 비롯해 NHN 기아차 삼성테크윈 동부화재 대한항공 CJ오쇼핑 등이었고 투신도 롯데쇼핑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GS 서울반도체 등 옐로칩을 주로 사들였다.

◆윈도 드레싱 종목은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투신의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코스닥은 30개) 가운데 최근 5거래일간 4일 이상 순매수가 지속된 종목을 골라내 윈도 드레싱 예상 종목을 추렸다. 연말을 앞두고 연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의미는 윈도 드레싱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카드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롯데쇼핑 기업은행 아모레퍼시픽 한국타이어 대우조선해양 현대증권 동국제강 케이피케이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휴맥스 에이스디지텍 루멘스 파트론 유비쿼스 STS반도체 피에스케이 한국정밀기계 에스에프에이 비에이치아이 에스디 등이다.

이 증권사 박중섭 연구원은 "2004년부터 5년간 12월 한 달 동안 투신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의 수익률은 12월 해당 지수의 상승률을 크게 앞섰다"며 "이 같은 패턴이 올 연말에도 지속된다면 투신권이 이달 들어 집중 매수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위기 후인 작년 12월에도 코스피지수는 4.5% 상승한 반면 투신권이 사들인 상위 종목군은 13.4%나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투신의 '러브콜'을 받은 코스닥 업체들도 21.59% 급등해 코스닥지수(7.99%)를 크게 앞섰다. 2004~2007년에도 투신권이 사들인 종목은 해당 지수보다 1~5%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후/문혜정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