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란드 생활·가전업체 '아미카' 인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내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23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유럽 생산기지 확보와 유럽에서의 삼성전자 명성을 감안하면 긍정적이지만 인수기업의 규모가 작아 실적이나 주가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電 "2015년 유럽 가전시장 1위 목표"

삼성전자는 전날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의 냉장고·세탁기 공장과 생산설비, 인력을 약 76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2015년 유럽 가전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금까지 유럽 판매량 대부분을 중국과 동남아 생산법인에서 공급해왔다"며 "유럽 내 생산거점이 확보되면서 제품공급 시간을 4주 이상 줄이고, 물류비용도 크게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16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명성을 쌓은 양문형 냉장고와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폴란드에서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생활가전 성장성 좀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아미카 인수가 유럽 생산기지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미카의 매출 규모가 작고,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경쟁사에 비해서는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생활가전은 브랜드 마케팅이 통하는 시장"이라며 "삼성전자는 휴대폰으로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유럽 생산거점 확보는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과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인수를 통해 투자자금을 절감했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은 반도체, TV, 휴대폰 등의 실적에 좌우된다"며 "생활가전 부문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전 까지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수에 대해 유럽 생산기지 확보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생활가전 분야는 이를 주력으로 성장해온 LG전자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또 아미카의 매출규모도 그리 크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가전분야는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미카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4억달러로 알려졌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가전 분야는 성장성이 큰 산업이 아니다"라며 "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