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기는 수축국면에 들어설 것이지만,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더블딥'을 아닐 것입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오후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0년 하나대투 온라인 리서치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센터장은 "내년에도 경기 회복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성장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속도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까지 이어진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은 정부의 지출 확대, 저금리 기조 유지 등인데, 내년 상반기에는 정부가 지출을 줄여 정책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준금리도 내년 1분기께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는 "내년 경기전망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금융위기 방어를 위한 세계 금융완화와 경기부양 정책이 과잉 유동성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앞으로 출구전략의 시행은 불가피하다"며 "정치적 논리에 따라 출구전략이 지나치게 지연될 경우 거품(버블) 양산으로 인한 더 큰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금리인상은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반영하고 있어 증시에 부정적으로 볼 수 없으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단행하는 첫 금리인상 전후 구간에는 주식시장이 다소간의 조정이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리인상 논란이 부각되는 2010년 상반기에는 이에 대한 부담이 나타날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기 수축이 '더블딥'(일시 회복 후 재침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국내외 경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더블딥보다는 더딘 성장이라고 하더라도 정상화의 첫걸음을 시작할 것"이라며 "주가 조정 역시 제한되는 가운데 중장기 투자기회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내년은 통상 7~11년 주기로 설비투자나 기술혁신이 주도해 반복되는 중기 사이클인 주글라 파동(Juglar cycle)이 세계 경기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기 세계 고정투자 사이클 도래로 더블딥은 피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활발한 투자활동을 감안할 때, 중국이 세계 고정투자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봤다. 그는 "1992년에 중국은 세계 고정투자의 5%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세계고정투자에서 중국이 26%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긴축 부담이 있으나, 중국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와 높은 저축률을 고려하면 투자활동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내년 세계 경기는 정책효과와 소비 둔화로 저축이 늘 것"이라며 "2011,2012년에는 저축 증가에 따른 소비여력 확대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1년부터의 세계 경기 회복세는 중국이 주도한다"며 "이런 면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도 낙관적이기 때문에 내년을 두려워하지 말고, 2011,2012년을 보자"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