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코스닥의 관리종목인 심텍에 직접 투자하기로 해 관심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심텍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50억원을 현금출자할 계획이다. 이 BW의 행사가액은 6000원이며, 내년 12월 22일부터 권리행사가 가능하다.

이 회장 이외에 더블유상호저축은행과 대우증권 및 키움증권 등도 심텍의 BW 인수에 참여했다. 총 발행금액은 300억원이다.

이 회장은 2000년 설립한 종합유선방송사 C&M 지분을 작년 3월 1조4600억원에 매각한 이후 현재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부호 순위에서 16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회장의 이번 투자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분 단위로 거래되는 관리종목이긴 하지만 심텍이 큰 폭의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관의 매수세 유입 기대 등 수급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진단이다.

심텍 관계자는 "이 회장이 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목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함께 심텍의 BW 인수에 참여한 키움증권의 한 관계자는 "키코(KIKO) 거래로 인한 심텍의 손실이 대부분 상각돼 키코가 더이상 리스크가 아닌데다, 업황 전망도 밝아 내년 이후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며 "이 회장도 이러한 사업 전망을 보고 투자한 게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심텍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은 전방산업인 반도체와 휴대폰, PC 출하량과 연계되는데 이들 산업이 하반기 탄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텍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7%와 156.9% 증가한 1280억원과 118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통화옵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301억원에 이르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아래로 유지된다면 키코 관련 리스크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반도체 담당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관리종목이라는 이유로 심텍 주식을 편입하기 힘들지만, 실적 호조로 내년에 관리종목에서 탈피한다면 기관의 매수세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텍은 이 회장의 투자 소식 등에 힘입어 지난 주말 대비 420원(7.16%) 오른 629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1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