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채권을 52조원어치나 사들여 사상 최대 순매수를 보였다.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 · 달러 환율도 하락세여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52조33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22조3000억원)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채권을 사들이면서 이들의 채권 보유 규모도 작년 말 대비 20조원 증가한 57조5000억원을 기록,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나라별로 보면 태국이 가장 많이 사들였다. 태국의 채권 순매수액은 올 11월까지 14조6000억원에 달해 외국인 전체 매수의 64%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5조4000억원)은 물론 유럽 전체 순매수액(12조5000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위원은 "태국은 은행 예금금리가 1%밖에 안 돼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면서도 높은 금리를 주는 한국 채권을 선호한다"며 "태국 바트화를 달러와 교환하고,이를 다시 원화로 교환해 국내 채권에 투자하면 확정적으로 3%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이슬람 자금의 국내 회사채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슬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Sukuk) 발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