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주들이 그동안의 구조조정 성과를 발판으로 동반 강세를 보이며 1년여 만에 시가총액 1조원을 회복했다. 간판기업인 한솔제지한솔LCD 한솔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개선으로 그룹 전체가 '턴어라운드'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솔제지 한솔LCD 한솔케미칼 등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솔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8643억원에서 1조383억원으로 20% 넘게 급증했다. 이 그룹의 시가총액이 1조원대에 안착하기는 작년 10월2일(1조403억원)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시가총액 규모는 아직 46위에 그치고 있지만 이달 상승률은 삼성그룹(6.6%) LG그룹(9.5%) 등 대형 그룹주보다 월등히 높다.

지주회사격인 한솔제지를 비롯해 계열사 대부분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다솔 한화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점유율 확대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원재료인 펄프가격 하락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들어 제품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어 지난해 9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1500억원대로 6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한솔제지의 주요 계열사 지분법 평가손익도 적자를 벗어나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분기 아트원제지에 이어 3분기엔 한솔홈데코한솔PNS의 지분법 평가손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한솔홈데코는 올 들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IT(정보기술) 자회사인 한솔PNS 역시 서울지류유통과의 합병 등을 배경으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늘어난 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8억원으로 작년보다 8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한솔건설이 지난 3분기에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물량 등과 관련된 비용을 300억원 가까이 상각한 데 따라 연간 누계 기준으로는 한솔제지가 여전히 150억원가량의 지분법 적자를 내고 있지만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내년엔 흑자전환도 기대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또 한솔LCD와 한솔케미칼의 급등세도 돋보인다.

한솔케미칼의 경우 외국인 매수를 배경으로 작년 말 5200원이었던 주가가 1만245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한솔LCD도 이달 25%를 포함해 올 상승률이 127%에 이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LCD는 태국과 슬로바키아 등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업황 회복을 배경으로 급반등하고 있어 올 순익은 19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2006년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LED(발광다이오드) 등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재무구조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 그룹 내 위상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