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 주가가 18일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감자와 불투명한 회생 가능성으로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의 회생은 가능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비용 등 막대한 자금투입이 필요한 쌍용차를 누가 살 지 의문"이라며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가도 '날개 없는 추락'이 예상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회생 소식에 '33%' 급등…잇단 감자로 '하한가

쌍용차 주가는 전날(17일)만 해도 법원의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결정에 화답하며 급등했다.

법원이 회생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다소 늦어지자 투자심리가 일시에 악화되며 잠시 하한가로 밀렸지만, 회생계획안 인가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13% 이상 치솟았다. 불과 30여분 만에 주가가 33% 가량 뛴 것이다.

쌍용차는 그러나 18일 장개시 전 동시호가부터 '팔자' 물량이 대거 쌓이면서 하한가로 직행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감자(자본감소)를 두 차례 연속 실시한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오전 10시56분 현재 전날대비 14.90% 떨어진 345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한가에 쌓여 있는 매도잔량은 약 1305만주에 달한다. 지금까지 거래량이 90여만주에 불과하니, 현재 매물이 전부 소진되려면 '하한가 행진'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결정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약 32만주 밖에 팔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투명한 회생 가능성?…"기업을 분석할 필요도 없다"

쌍용차는 이제 회생절차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일단 1차 감자(감자기준일 2009년 12월27일) 후 출자전환을 거쳐 2차 감자(감자기준일 2010년 1월17일)를 연속적으로 실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조 높은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사업분야 정상화로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을 대부분 낮게 봤다. 연간 차량 판매 규모도 턱없이 부족한 데다 신차를 개발해 출시하려면 수천억원에서 1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교보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현재 쌍용차가 생존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라며 "최근 세계 자동차시장의 분위기를 봤을 때 쌍용차를 매매할 업체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어어 그는 "쌍용차는 연간 3만5000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는데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관심을 모으려면 최소 10만대 이상은 팔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도 "한 차례 부도가 난 회사가 정상화되려면 평균 3~4년 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며 "쌍용차는 자금 규모가 평균보다 더 취약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려도 회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특히 "현재 상황은 주가를 분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남은 투자자금이라도 회수하는 게 낫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강조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자동차 회사의 성장동력인 R&D 사업부의 개발 능력이 다른 업체보다 뒤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쌍용차가 중장기적으로 살아나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이 경쟁력은 곧 신차 개발에서 나온다"면서도 "신차 개발을 위해 필요한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턱 없이 부족한 R&D 연구원들을 보강해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인도 등 생산능력은 있는데 생산기술이 뛰어나지 못한 자동차 업체가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하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신차 개발 외에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선 1조원 가까운 돈이 필요한데 그 정도의 자금력을 가진 업체가 쌍용차를 매수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