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인 태산엘시디가 키코(통화옵션계약) 관련 대규모 채무를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출자전환 규모가 4753억원에 달해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태산엘시디는 16일 개장과 함께 가격제한폭인 3000원으로 치솟아 호가 변동 없이 장을 마쳤다. 전날 이 회사가 하나은행 등 6개 채권은행을 대상으로 47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해당 규모만큼의 채무를 주식으로 받기로 했다.

증자의 주당 발행가격이 현 주가 수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6905원에 결정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상장사로서 소액주주 비율을 10% 이상 유지한다는 전제조건 하에 신주 발행주식 수와 발행가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태산엘시디의 출자전환 대상 채무는 총 6434억원으로 이번 출자전환을 통해 4753억원이 해소돼 1681억원이 남게 된다. 이 가운데 1237억원은 키코 관련 평가손실이어서 확정손실은 대부분 출자전환으로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채무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됐지만 신주(6884만주) 발행으로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은 부담이란 지적이다. 기존 대주주였던 최태현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은 22.67%에서 출자전환 후엔 2.93%로 급감하고 채권자들의 지분은 87%로 대폭 늘게 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