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이 아닌 연결 기준을 주된 재무제표로 삼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본격 도입을 앞두고, 시스템통합업체(SI)들이 관련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IFRS 관련 시장이 2~3년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 IFRS 조기 적용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이하 K-IFRS)은 2011년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2013년부터는 나머지 상장기업들도 K-IFRS를 모두 도입해야 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IFRS를 조기 도입한 상장사는 KT&G, STX팬오션, 풀무원홀딩스, 인선이엔티, 에코에너지홀딩스 등 13개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년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LG, LG전자, 우주일렉트로, 유진기업 등 27개사가 K-IFRS를 추가 도입키로 결정하는 등 대기업 그룹을 중심으로 K-IFRS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K-IFRS 도입에 이미 착수한 기업도 전체 상장사의 44.7%(2009년 9월말 금융감독원 자료)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자산 5000억원 이상의 기업들이 적극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IFRS 도입에 필수인 SI 업체…2년간 7800억 시장 열려

K-IFRS도입을 위해서는 기업내 회계시스템이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SI 업체들이 꼭 필요하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윤현종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의 경우에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그룹 내 SI 업체들이 주축을 이뤄 K-IFRS 도입에 지속 대응할 것이며,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은 기존의 시스템을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춰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해 K-IFRS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은 보통 수천억원 단위의 프로젝트"라며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사들이 주로 수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IFRS 도입 관련 시장은 대략 780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윤 연구원은 "K-IFRS에서 가장 적극적인 회계법인 삼성KPMG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7800억원 가량의 K-IFRS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반적으로 IFRS시스템은 3단계에 걸쳐 구축되는데 1단계는 회계법인이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해 회계컨설팅을 해 도입에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2단계에서는 1단계를 바탕으로 K-IFRS의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지막 3단계는 시스템 구축 이후 유지 및 관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은행의 경우 현재 2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나, 그 이외의 기업들은 아직 1단계 또는 이제 막 준비를 하는 단계이므로 앞으로 2년간 시장이 본격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윤 연구원은 진단했다.

◆K-IFRS 도입 관련 SI 수혜주 4選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지금이 K-IFRS 시스템 사업을 실시하는 SI 업체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K-IFRS 관련 시장은 결국 회계컨설팅을 진행하는 회계법인과 SI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의 매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상장업체 중에서는 SK C&C가 관련 수혜주로 단연 돋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한국토지신탁이 발주한 '한국토지신탁 전사적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신탁 업계 최초로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통합정보시스템을 오픈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SK C&C는 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을 수주하는 등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수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외에도 크라운해태그룹의 시스템과 모나미의 시스템을 수주한 더존비즈온과 K-IFRS 연관 SI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부CNI, 코오롱아이넷 등도 K-IFRS 관련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지목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