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지난 9월 고점 이후 갇혀 있던 박스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주들이 전날 동시호가 때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에 따른 후유증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그동안 덜 오른 중소형주에 순환매가 형성되면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코스피지수는 11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4.17포인트(0.25%) 오른 1656.9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886억원)를 중심으로 123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투신과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도 2160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 내 종목 중 상당수가 약세를 보인 반면 중 · 소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삼성전자가 78만5000원으로 약보합에 그친 것을 비롯해 현대차(-0.45%) KB금융(-1.44%) 한국전력(-0.76%) 등 대형주들의 움직임이 다소 부진했다. 전날 마감 동시호가 때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일순간 급등한 탓에 개장 직후부터 차익 실현 매물이 흘러나온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하루 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던 롯데제과현대상선은 각각 12%와 11% 급락하며 만기일 후폭풍을 톡톡히 치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평소 거래량이 적어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투신과 보험 및 일부 외국계 기관이 코스피200 종목을 바스켓으로 대량 순매수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오름세를 보였다"며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 등이 일시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LG이노텍(5.49%)과 동양종금증권(7.05%) 태평양(3.27%) 등 중소형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 등이 기술적 부담을 덜어내는 동안 중소형주들이 뒤따라 상승하고 있어 연말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9월 1718.88을 고점으로 하락 반전한 뒤 석 달째 1550~1660선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가 최근 저항선이던 60일 이동평균선(1622)을 뚫고 올라선 후 추가 상승폭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지표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달러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점 등에서 국내 증시는 연내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