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정보기술)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소비재 섹터가 시장을 주도한 이유는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 의한 소비 증가가 이들 분야에서 가시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자재와 산업재로 대표되는 자본재 섹터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각국의 가동률이 높지 않았고,세계적으로 설비투자 모멘텀이 약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기준으로 볼 때 실질 소비증가율은 바닥에서 어느 정도 반등한 상황이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이 여전히 역사적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올해 섹터 전략이 왜 소비재 중심으로 전개돼 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러한 모멘텀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미국 소비의 질적인 회복이 시작될 수 있겠지만,그보다 더 신선한 모멘텀은 하반기부터 증가할 수 있는 설비투자 모멘텀이라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이미 소비 회복의 모멘텀은 올 한 해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소비재 섹터의 주가에 반영했지만 설비투자의 반등은 자본재 섹터의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소비재와 자본재 섹터 투자전략은 달러의 방향과도 연동하는데 올해는 달러 약세에도 불구,소비재가 선전했지만 달러 약세가 더 심화된다면 소비재의 초과 상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철강 화학 등 원자재와 운송 건설 등 산업재의 주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주요 업종의 이익전망치를 보더라도 IT는 여전히 견조한 편이지만 자동차는 횡보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에너지 건설 운송 등 올해 최악의 상황을 보였던 일부 자본재는 내년에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은행 보험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내수주들은 대부분 섹터의 이익이 흔들리는 올 연말과 내년 초에도 이익이 견조하기 때문에 이들 업종은 내년 봄까지 시장이 조정을 받는 동안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익재 리서치센터장 하이투자증권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