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동시만기 후폭풍 우려를 잠재우고 사흘째 상승하며 1660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고용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발표된 데다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급증세를 지속하며 `V'자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됐다.

수급 측면에서도 프로그램 매수세가 재개됐고 외국인의 매수기조 역시 이틀째 계속되면서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코스피지수가 1650선에 걸쳐 있는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 이후 연내에 1700선을 뚫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7포인트(0.25%) 오른 1656.9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증시가 무역적자 감소와 고용지표 호전 등으로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차익성 경계매물이 출회되면서 전날보다 2.16포인트(0.13%) 내린 1650.57로 출발한 뒤 보합세를 지속했다. 이후 프로그램 매수세가 재개되며 상승 반전에 성공한 후 1660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호전과 중국 성장세 지속 소식이 증시에 호재로 반영됐다"면서 "국내 증시가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했던 만큼 앞으로 갭 메우기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평일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수급만 좋아진다면 박스권 상단인 1650선을 뚫고 1700선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등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이 19.2% 증가해 7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고정자산투자는 1~11월 32.1% 늘어나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는 역시 15.8% 증가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증가세로 볼때 중국 경제의 `V'자형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과잉유동성과 가파른 성장세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1016억원을 순매수하며 이틀째 '사자세'를 이어갔고,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도 242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2999억원은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외국인들의 선물매수로 2425억원의 매수 차익거래가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300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증권(4.40%) 업종이 지수 상승 흐름에 맞춰 강세를 보였다. HMC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이 가격제한폭 가까이 치솟았고, NH투자증권(9.52%), KTB투자증권(5.28%), SK증권(5.95%), 대신증권(3.64%), 대우증권(4.71%), 동양종금증권(7.05%), 유진투자증권(5.24%) 등도 급등했다.

여타 철강금속(2.79%), 종이목재(1.80%), 화학(1.12%) 등도 상승 흐름을 탔다. 반면 운수창고(-1.16%), 음식료품(-1.06%), 전기전자(-0.23%) 업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개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0.38%)와 현대차(-0.45%), KB금융(-1.44%), LG전자(-1.28%) 등이 내림세를 보였고, 포스코(2.81%)와 LG화학(2.63%)은 상승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주인 NI스틸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한국선재(11.21%)와 한국주철관(4.27%)도 강세를 보였다.

여성복 전문 의류업체 대현은 실적 '턴어라운드'(급격한 개선) 중인 숨은 자산주라는 평가에 상한가로 직행했고, 온미디어(8.55%)는 CJ그룹 피인수 기대감으로 큰 폭의 상승 흐름을 탔다.

반면 전날 선물·옵션 동기 만기 효과로 장 막판 매수 주문이 유입되면서 급등했던 롯데제과(-12.36%)와 현대상선(-11.70%)은 후폭풍을 맞으며 급락세로 전환했다.

상한가 7개 종목을 포함해 546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종목을 비롯해 244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4억3030만주로 전날 대비 소폭 감소했고, 거래대금은 5조3197억원을 기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마지막 동시만기일 효과로 단기급등했는데도 지수가 1650선을 유지한 것은 선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소비회복 상황이나 두바이를 비롯한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등은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