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주식시장은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네 마녀의 마술'로 단숨에 1650선 위로 올라선 만큼 기술적 조정 압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증시가 무역적자 감소와 고용지표 개선소식에 상승했고,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로 투자심리 역시 살아나고 있어 이날도 추가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시기를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자산가격 버블 형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무역적자 감소와 고용지표 개선 소식에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0일(현지시간) 전날보다 68.78포인트(0.67%) 오른 10405.8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6.40포인트(0.58%) 상승한 1102.35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7.13포인트(0.33%) 오른 2190.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지난 10월 무역적자가 감소하고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1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는 발표에 개장초부터 강세를 유지했다.

◆ 현대證 "연말 미니랠리 현재 진행형"

현대증권은 연말 미니 랠리(증시 상승)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펀더멘털과 수급이 뒷받침되는 종목별로 선별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요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시장이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도 상당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따라서 연말 미니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투자 심리가 살아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과 수급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선별적 매수 관점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의 추세적 지속 가능성 여부 확인과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연구원은 "전날 유입된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비차익 매수의 경우 일회적인 매수세일 가능성도 있어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적 측면에서도 월초 이후 국내 증시가 두바이 충격에서 벗어나 빠른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반등 국면에서의 거래량 부진에 따라 반등의 신뢰도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기적인 달러 강세에 따라 글로벌 주요 증시가 조정국면에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證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

삼성증권은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도주와 중국 내수 소비관련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별 대응을 주문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을 노린 1조1500억원 정도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전날 코스피지수가 주요 이동평균선을 차례로 돌파하고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이제는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시점은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며 "IT∙자동차 등 주도주와 중국 내수 소비관련 수혜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조기 인상과 관련해서는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시중금리가 상승했다"면서 "하지만 통화 긴축을 위한 환경이 아직은 조성되지 않았다는게 시장의 주된 의견인 만큼 자산가격 버블 형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 정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부정적 투자심리 급속 개선"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걸림돌로 작용해온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앞으로 추가적인 반등 시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었던 전날 장 마감 직전 단일가로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이는 그만큼 현시점에서 주식 보유에 대한 메리트가 시장에서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연말 배당수익이라는 추가적인 변수가 있지만 현재 예상되는 배당수익률이 1%대 초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남은 12영업일 동안 주식 보유에 대한 위험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전날 유입된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의 기저에는 연말 코스피지수 종가가 적어도 현재 수준 이상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대심리만으로 주가가 형성되는 것은 아닌 만큼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주변 환경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미국 경기상황이나 지수 반등에 따른 주식형펀드 환매압력 강화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0~11월 수출동향을 보면 수출주들의 실적개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최근 국내 소비경기 회복세 역시 인상적인 만큼 실적호전세 지속이 예상되는 업종대표주 중심의 분할매수 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대우證 "외국인,기관 동시 관심株 노려라"

대우증권은 11일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과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의 우호적 환경 조성으로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집중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실적개선과 경기회복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춤했던 외국인 순매수 금액과 종목수가 재차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 회복 분위기와 함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의 실적 기대감, 두바이월드 이슈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이 외국인 매수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 연구원은 "원화와 최근 주된 캐리 트레이드 투자 대상화폐인 엔화 및 달러화 사이의 캐리 트레이드 여건을 보면, 지난 9월 이후 재차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4분기 이후 한국증시의 등락률이 글로벌 주요국에 비해 다소 저조했다는 점을 같이 고려하면 글로벌 자금으로 하여금 한국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채권,주식,원자재,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추가하는 거래를 말한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과 함께 기관이 동시에 관심을 가지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두바이월드 사태로 코스피지수가 1500대로 하락하면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되었던 주식형펀드는 1600대로 진입하면서 재차 유출세로 전환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도 외국인 뿐만 아니라 기관의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되는 종목들은 시세와 수급 안정성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이러한 관심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 기아차, 효성, 삼성전기, 삼성SDI, OCI 등을 꼽았다.

그는 또 "전날 장중 내내 약세를 나타냈던 코스피지수가 동시호가에서 비차익 매수세로 인해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기술적 조정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다만 6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한 이후에도 꾸준히 수급여건이 개선되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추세적인 조정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