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10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코스피지수는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이 예견된 사안인 데다 경기판단도 전과 달리진 것이 없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출구전략과 연동되는 금리인상 시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올 4분기 국내외 경기 흐름을 파악한 뒤 이르면 내년 1분기 정도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로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회의결과와 관련해 내년 상반기 정도가 금리인상 시가가 될 것으로 보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으로 판단했다.

조병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두바이 쇼크'나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사태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경제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생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금리동결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재연될 경우 한국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불안에 빠질 수 있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매파적 의견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다만 금리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상황인 만큼 증시에도 중립적 사안정도로 인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이미 금리동결을 예상했었고 관심사인 향후 경기판단에서도 별다른 이슈가 없어 주식시장에서 이렇다할 재료가 되지 못했다"면서 "경기순환적 관점이나 금리 정상화 차원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2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등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이 늦춰지고 있어 한국이 선도적으로 금리인상을 치고 나갈 상황도 아니다"면서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동결 의사를 밝힌 터여서 한국도 그 시기가 하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일단 국내 증시는 금리동결 가능성이 낮다고 본 시각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 별다른 영향은 없지만 빨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동성 위축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긍정적 이슈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금리결정 이벤트는 무미건조하게 마무리된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네마녀의 심술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만기 프로그램 매수차익 청산 물량을 2000억원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동시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있지만 그 강도가 약하고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어 지수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청산가능 매도수요와 매수수요 혼재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가 증가해 부담스럽긴 하지만 만기일에 충격을 줄만큼 강한 매도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우위 국면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두바이 쇼크' 이후 단기간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 특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날 동시만기 영향이 향후 증시 흐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