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교포기업 등을 중심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까지 국내 상장을 유치한 해외기업이 10곳에 이른 데 이어 내년에도 10~15곳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상장비용 등의 매력이 높게 평가되면서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 영국 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는 8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개최한 한국상장 설명회에 교포기업을 포함, 40여개의 현지 기업이 참여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로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참여해 상장 실무 상담을 위한 1대1 면담에도 적극 참여했다"며 "교포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소가 미국에서만 이번까지 세 번째 상장설명회를 열고 국내 상장 유치에 적극 나선 데 힘입어 내년에는 미국 기업만 최소 5개사 이상 국내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상장을 위해 대표 주관계약을 체결한 미국 기업도 7곳에 달한다.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은 지난달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또 특허문서 관련 소프트웨어업체 이미지솔루션,통신업체 로커스텔레콤과 할부금융업체 프라임비즈니스 등이 국내 증권사와 주관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인 슈퍼마켓 체인으로 외형 규모가 적지 않은 H마트와 아씨마트도 각각 국내 상장을 타진 중이다.

이광수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미국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은 기업의 원활한 성장과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상장에 대한 관심이 미국 현지기업들에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영국기업인 엠비즈글로벌,라오스의 코라오그룹,베트남 기업인 미래JSC 등도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해외기업의 상장 유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유치 기업만 지난 3년간 실적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거래소가 올해까지 국내 상장을 유치한 해외기업은 2007년 8월 3노드디지탈부터 오는 23일 상장 예정인 글로벌SM테크까지 총 10개사다.

조정석 해외상장유치TF 팀장은 "내년 에만 해외기업 10~15곳이 국내에 상장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높은 증자 여력은 물론 미국 나스닥 시장 등과 비교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상장 유지비용이나 법인세 절감 효과 등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증시개설 지원사업도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거래소는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각각 합작 거래소를 출범시켰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증시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베트남 호찌민거래소가 발주한 350억원 규모 차세대시스템 구축 국제경쟁 입찰에서 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홍성희 해외사업추진단장은 "아시아 통합거래소로 가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증권사 등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으며 배당수익이나 지분매각 차익을 통한 자본이득도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