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지분율 1%)를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 주식 매각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내 매각보다는 블록세일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며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시기에 대해 이 관계자는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주식은 모두 2006년 포스코가 적대적 인수 · 합병(M&A) 위험에 노출됐을 때 경영진을 돕기 위해 매수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적대적 M&A 위험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지분을 보유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의 위험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식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 주식 87만2000주의 취득원가는 3670억2400만원이다. 이날 종가 (주당 55만4000원)로 계산할 경우 매각대금이 4830억원에 달해 매각이익은 116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내년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주식을 매각할 계획인데 그 방법 중 하나로 우리금융에 자사주 형식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며 "실적 개선과 실탄 확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올해 이익 규모를 최대한 늘릴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