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조선주들은 최대 해운국가인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도 꿋꿋하게 상승했다. 그리스에서 수주한 선박 물량이 적지 않지만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란 평가에서다.

대우조선해양은 9일 그리스발 악재보다 산업은행이 재매각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더 부각되면서 700원(4.39%) 오른 1만6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6% 이상 올랐다.

현대미포조선도 5.07% 상승했으며 그리스 발주 선박의 수주 비중이 비교적 높은 한진중공업도 2.62% 올랐다. 삼성중공업 역시 1.43% 상승해 7일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현대중공업도 강세(1.24%)로 마감했다.

다만 STX조선은 그리스로부터 수주한 선박의 비중이 전체 수주 잔량의 30% 이상으로 높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1.21% 하락했다.

조선주가 예상외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데 대해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대 해운국인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정도라는 것은 역으로 업황의 바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김수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그리스 대형 선주들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주 주가는 매력적이지만 아직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김 연구위원은 "발주 취소나 인도 지연 등의 우려는 실적 전망치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지만 발주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내년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