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정된 '쿼드러플 위칭데이'(지수선물 · 옵션과 주식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에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보다 매수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통상 연말엔 배당수익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큰 데다 현물(주식) 매수로 전환될 수 있는 매도차익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8일 4.87포인트(0.30%) 떨어진 1627.78로 거래를 마치며 7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외국인이 16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기관 및 개인의 차익 실현 욕구가 맞물리면서 지수는 약보합권에서 숨고르기에 나섰다.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1139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나흘 연속 프로그램 매수 우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경험적으로 매년 마지막 만기일엔 마감직전 동시호가 때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확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실제 2000년 이후 9번 중 6번은 12월 동시만기일 장 마감과 동시에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지수가 상승했다. 배당 기대가 낮았던 지난해에도 2300억원가량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와 장중 약세를 보이던 지수 방향을 돌려놨다.

최 연구원은 "올해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던 삼성전자가 배당금 상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등 연말을 앞두고 배당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상향 조정되고 있다"면서 "올해도 해마다 반복되던 '만기 효과'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도차익거래(선물 매수 · 현물 매도)에 나섰던 인덱스펀드들도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 선물을 팔고 현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당이 늘어나면 배당금만큼 선물 3월물의 이론가격이 낮아지게 되는데 이는 곧 3월물의 거래가격이 고평가된다는 의미여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해놓은 12월물을 3월물로 교체하는 대신 선물을 청산하면서 현물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효 매도차익 잔액은 3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반면 매수차익 잔액은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해 매수차익거래의 청산이 이루어지더라도 증시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공모형펀드들이 차익거래를 할 때 거래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번 만기를 매수차익거래의 마지막 청산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매도차익의 청산으로 유입되는 매수세가 매물을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