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가 선정됐다. 이들 회사는 삼성생명의 주관사를 따기 위해 이미 체결했던 다른 생명보험사들의 주관사 계약을 포기하며 '올인'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상장 업무를 다룰 대표 주관사로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에서는 골드만삭스가 각각 선정됐다. 또 신한금융투자 모건스탠리 BoA메릴린치 등 3개사는 공동 주관사를 맡게 됐다.

대표 주관사는 공모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데다 상장 관련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IPO실적(트랙레코드)도 크게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국증권과 골드만삭스는 삼성생명 대표 주관사를 맡기 위해 삼성생명의 경쟁 업체들과 맺었던 기존 계약을 포기했다. 한국증권은 교보생명,골드만삭스는 대한생명의 상장 공동 주관사로 이미 계약을 체결했었다.

A증권사 상장팀 관계자는 "한국증권은 이미 20년 전 옛 동원증권 시절부터 교보생명이 상장할 때 주관사를 맡기로 교보 측과 계약을 해놨었다"면서 "교보생명의 상장이 계속 늦춰지자 한국증권이 이를 포기한다는 각오로 과감하게 삼성생명 주관사 따내기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사의 상장 주관사까지 동시에 맡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중복 계약은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증권사는 이 같은 승부수가 통한 데 대해 축제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 상장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주관사 수수료 수입도 짭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상장 규모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2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교보생명의 2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1조원 규모의 포스코건설 상장 수수료가 0.8% 정도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삼성생명 상장 주관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32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중 대표 주관사인 한국증권과 골드만삭스의 몫은 30%로 계산하면 각각 100억원이 넘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