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1세대 전문가 중에는 중견그룹의 오너로 성공한 인물도 상당수다. 권성문 KTB 회장,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성문 회장은 동부그룹과 한국종금에서 M&A 경력을 쌓은 뒤 1995년 한국M&A란 부티크를 창업했다. 이듬해 봉제의류업체인 군자산업(현 윌비스)을 인수한 데 이어 1999년 경영위기를 맞고 있던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을 사들여 최대 벤처캐피털업체인 KTB네트워크(현 KTB투자증권)로 키웠다. 그는 지금 KTB자산운용 등을 거느린 KTB금융그룹의 오너가 됐다.

윤현수 회장도 M&A를 통해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는 산업은행을 거쳐 한외종금 국제금융부장을 지내다 1996년 코미트M&A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M&A 전문가로 나섰다. 그는 2000년 진흥상호신용금고(현 한국저축은행)를 인수하면서 경영자로 변신,현재 경기 · 진흥 · 영남저축은행 등을 줄줄이 거머쥔 한국저축은행그룹 오너에 올랐다.

이영두 회장은 증권맨 출신이다. 현대증권에 입사해 92년 동방페레그린증권을 거친 후 인핸스먼트M&A라는 부티크를 만들어 독립했다. 그는 2004년 부실에 빠져 있던 그린손보 경영권을 장홍선 전 회장으로부터 인수해 보험사의 오너가 됐다.

이 밖에 '토종' 1세대 금융인들 중 여전히 활동이 활발한 인물들이 여럿 된다.

쌍용증권 M&A팀장 출신인 이병훈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ACPC) 사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외환위기 직후 설립된 ACPC는 최장수 M&A컨설팅업체 중 하나로 부티크에서 시작해 M&A 사모펀드 운용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동서증권 인베스투스글로벌 등에서 M&A를 담당하던 장승훈씨가 이 회사 공동대표로, 쌍용증권 출신 남강욱씨가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이병훈 사장과 ACPC를 공동 창업했던 이황상 전 대우증권 M&A팀장은 현재 CKD벤처캐피탈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한때 'M&A 귀재'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춘 이들도 적지 않다. 월가 출신의 국제금융 전문가로 1990년대 명성을 날렸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코스닥시장에서 'M&A 기린아'였던 김진호 전 골드뱅크 사장,이른바 A&D(인수후개발) 방식의 M&A로 벤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최유신 리타워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잇따른 M&A를 성사시키며 주목받았던 진승현 MCI코리아 사장과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이용호 G&G그룹 회장 등은 이른바 '3대 게이트'의 주역으로 물의를 일으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