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株 다시 빛본다…환율하락 부담덜어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가 미국 달러화 강세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원 · 달러 환율 하락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달러 강세는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당분간은 환율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 수출주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IT와 자동차주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전망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6일째 상승

삼성전자는 7일 1.18% 오른 7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이 회사 주가는 엿새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0월15일(77만5000원)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도 1.78% 상승한 2만50원에 마감해 같은 날(2만550원) 이후 처음으로 2만원 선을 회복했다. LG전자LG이노텍도 각각 0.87%와 0.85% 상승했다.

자동차주는 기아차가 1.69% 뛴 것을 비롯해 현대차현대모비스도 1% 가까이 올랐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시장 호전 소식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주를 압박했던 환율 하락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이 같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가 주도했던 지난 9월 말 증시가 고점을 찍은 뒤엔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이었지만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환율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출주에 몰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65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IT주를 1600억원 이상 사들였다.

시장의 관심은 달러 강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 것인지에 쏠려 있다. 현재로선 한동안 달러 가치가 횡보세를 보이다 내년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달러 가치가 전년 대비 하락률로는 2000년대 들어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떨어졌다가 지난 주말 고용지표 개선에 힘입어 반등했다"며 "고용지표를 제외한 미국의 나머지 경기지표가 아직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기엔 부족하지만 연말까지는 강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분야 경쟁사인 일본 업체들이 엔화가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고전했던 점이 국내 업체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이런 효과를 계속해서 누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수출株 다시 빛본다…환율하락 부담덜어
◆실적 개선 전망엔 힘 실려

이처럼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IT와 자동차가 높아진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좋을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내년 연간으로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반도체는 80% 이상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자동차도 1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평균해보면 기아차의 경우 작년 4분기보다 72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200%와 100%를 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이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매출 10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