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두바이'였다. 다행히 증시는 '두바이발 모래폭풍'에서 벗어났지만 지난 주말 증시를 강타했던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모라토리엄) 발표에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는 우려가 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두바이 사태에 과민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초 이번 주 초 여의도 증권가에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12월에 오지 않는 산타클로스'라는 제목을 붙인 보고서가 잇따랐을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두바이 사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주가가 월요일부터 빠르게 회복되자 증권가는 두바이(Dubai)는 'Bye,Dubai(잘 가라,두바이)'이거나 'Do Buy(매수하라)'라는 의미였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금세 평상심을 되찾았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초 증시가 12월 중순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걱정했었는데 두바이 사태가 미풍에 그치면서 오히려 그동안 증시를 괴롭히던 '썩은 매물'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주가의 바닥권을 확인하는 의외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각국 정부의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일축시킨 '호재성' 재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은 '두바이의 선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중에서도 한국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이 크다는 점을 돋보이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지난 월요일은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또는 '온라인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며 국내외 증시의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에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는 이들 명칭대로 연휴 때 매출이 지난해보다 5%가량 늘었다는 소식이 다우지수를 끌어올렸다.

'두바이발 모래폭풍'이 가신 지금 증시에서는 "해외에서 배달될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현지시간 4일),미 소매판매 및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잠정치(11일),중국의 11월 생산자 · 소비자 물가지수,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지수(11일) 발표가 희소식을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