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 주가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로 연일 강세다. 내년 LED(발광다이오드)산업의 본격 성장을 앞두고 이들이 LED 대장주 '사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LED 관련주가 산업성장 기대감으로 올랐다면, 내년은 이러한 기대감이 실적으로 드러나면서 업체간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기관 닷새 동안 약 830억 '순매수'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반등에 성공한 뒤 연일 오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집중 매수하며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3일 장중 한때 99800원까지 급등하며 한 달 만에 10만원대 주가 회복을 눈앞에 뒀다. 주가가 강세로 돌아선 지 사흘 동안에는 상승률이 8%를 웃돈다.

이러한 상승세는 기관과 외국인 덕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닷새 동안 약 330억원어치 삼성전기 주식을 샀다. 기관도 나흘간 5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외국인 보유지분율은 11월초 대비 1% 포인트 가량 불어난 17.74%를 기록중이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계창구를 통해서도 최근 엿새 연속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LED산업의 최선호주 삼성전기…상부공정 수직계열화 '강점'

관련업계에서는 LED산업이 2010년부터 본격 성장기로 진입한다고 보고 있다. LCD TV용 LED의 수요 급증으로 LED시장은 전년대비 30% 성장한 7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장우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LCD TV 업체들이 앞으로 LED T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LCD TV의 LED 채택률은 올해 2.4%에서 내년 20.3%로 몇 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ED TV는 올해 350만대에서 내년 3257만대로 약 8.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LED TV의 빠른 확산으로 LED 칩의 공급부족 현상도 내년 내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장 연구원은 특히 LED시장의 성장기에는 상부 공정(에피, 칩 공정) 업체들이 하부공정(패키징) 업체들보다 실적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상부공정의 특성상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하부공정 업체들 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LED의 상부 공정까지 수직계열화된 업체가 바로 삼성전기다. 이 회사가 단기적으로 LED TV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기관과 외국인이 이 점을 간파하고 미리 순매수하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의 관측이다.

◆실적전망도 장밋빛…글로벌업체 중 성장률 '최고'

올 4분기 이후 실적전망도 장밋빛이다.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방산업인 TV와 휴대폰 PC 등의 글로벌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어서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4분기 뿐만 아니라 내년 영업이익도 6473억원에 달해 올해보다 21%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부품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수익성이 과거 수준을 뛰어넘는 등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질개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체질 개선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 과거와 같은 관점(1분기 저점, 4분기 정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실적 전망치가 꺾이기 전까지는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