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정보기술(IT)주를 이틀 연속 순매수하면서, IT 주도주 복귀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오후 1시39분 현재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24% 오른 7158.7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업종지수 중 두번째로 큰 상승률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도 강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전날 520억원과 43억원을 순매수했고, 이날에도 현재까지 1257억원과 819억원 규모를 사들이면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IT, 내년 상반기 주도주 복귀"

IT담당 애널리스트들은 IT주들의 강세에 대해 단기조정에 따른 저가매수세의 유입 때문이라며 내년 1분기에서 2분기 사이에 IT주들이 주도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시장 상승률을 밑돌았던 IT주에 대한 키맞추기"라며 "연말 쇼핑시즌의 판매 증가 기대와 예상보다 좋은 반도체 가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IT주는 내년 2분기부터 한국 증시의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라며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의 업황이 내년 2분기부터 회복될 것이고, 세계 경기도 이때쯤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IT 경기회복을 이끌었던 중국 쪽의 소비가 중국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신 미국 쪽의 소비가 가계부채 조정 완료로 내년 2분기께에는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T주의 주도주 복귀 시기를 내년 1분기로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일본과 대만의 주요 IT업체 방문을 통해 내년 1분기 완제품 수요 감소폭은 과거 평균 대비 양호한 5% 수준이 될 것을 확인했다"며 "또 일본 업체들의 구조조정과 후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늦은 미세공정 전환으로 경쟁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 IT업체들은 4분기 판매관리비를 대거 집행에 따른 실적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양호한 수요와 제한적인 경쟁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시장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분할 매수나 보유 전략으로 접근"

투자전략가들은 내년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IT주들의 수혜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강세는 IT주가 주도주로 복귀하려는 움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 팀장은 "외국인들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IT주들을 보고 있다"며 "최근 실적 우려 때문에 주가가 주춤하지만, 앞으로 수출이 회복되면 주도주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 중심의 한국은 수출주인 IT가 주도주로 나설 수밖에 없고 삼성전자 등 IT기업들의 시장점유율과 경쟁력도 강화됐기 때문에 조정을 보일 때 분할 매수해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IT주는 당분간 외국인의 수급에 의해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IT주는 내년 중국의 왕성한 소비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기에 길게 볼 때 보유하고 있는 것도 괜찮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내년 중국의 중간층 평균 연령은 35세가 되는데,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이때 소비가 왕성하다"며 "IT가 중국 소비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