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영원무역, 지주사가 지분 계속 늘리는 까닭은…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이하 홀딩스)는 지난달에만 영원무역 주식 157만178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홀딩스의 영원무역 보유주식수는 1706만9432주(지분율 41.82%)로 확대됐다.
영원무역은 지난 7월 지주사인 홀딩스와 사업회사 영원무역으로 분할돼 증시에 각각 상장됐다. 분할 이후 홀딩스는 영원무역 지분 37.9%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지주사가 사업회사의 지분을 20% 이상만 확보하면 된다. 영원무역의 경우 지주사가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 더 늘릴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125억원(취득단가를 주당 8000원으로 가정)이나 투입해 지분을 더 늘려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가 자회사 지분을 40% 넘게 보유하면 해당 배당금의 90%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영원무역이 주당 200원의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지분을 고려하면 홀딩스의 예상 배당액은 34억원 가량이다. 따라서 홀딩스는 이 배당액의 10%인 3400만원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내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안정적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지분 취득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단순히 세금 조금 줄이기 위해 백 억 원대 자금 투입이 결정되진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복 연구원은 "회사에 자사주가 많이 없고 특별관계자 또한 지분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앞으로 안정적으로 회사를 끌어 가려면 홀딩스가 직접 장내에서 사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를 감안할 때 지분을 더 늘릴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회사 가치가 계속 커지고 있어 자사주 취득은 홀딩스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나 연구원은 "2004년 영원무역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6%에 불과했던 신발 매출이 2013년에는 1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분할 이전에는 자회사 골드윈코리아의 재평가가 있었다면 앞으로는 해외자회사의 재평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 지분을 더 확대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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