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주들이 계열사들의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로 동반 상승했다.

두산중공업은 30일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대거 들어와 5만7600원으로 마감하며 6.27% 급등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1만6150원으로 2% 넘게 올랐고 두산은 9일 만에 반등해 7만원대를 회복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엔진이 자본 확충을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하면서 계열사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동반 상승의 배경이라는 진단이다. 두산엔진은 지난 9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청약을 받지 못한 208만여주(약 886억원 규모)를 12월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소화하기로 했고,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2975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공모 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두산중공업이 51%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실권주를 인수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면서 "계열사의 재무구조 악화가 주가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말 UAE와 요르단 등의 원자력 플랜트 수주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전 및 담수 프로젝트의 수주가 지연되더라도 내년에는 수주액이 9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라며 "각국의 설비투자 확대로 전력수요가 늘면서 플랜트 수주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역시 중국 굴착기 시장의 성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호전될 것이란 분석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굴착기에 이어 공작기계 부문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자회사인 밥캣은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적자폭을 줄여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를 종가보다 55% 높은 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