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관련주들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화 강세 효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의 경우 그동안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던 규제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세븐럭을 운영 중인 GKL은 전 거래일보다 2.74% 오른 1만87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9일 상장 시 결정된 시초가 1만5000원 대비 25%, 공모가 1만2000원과 비교하면 56% 넘게 뛴 것이다.

파라다이스는 2.27% 오른 3610원을 기록했고, 강원랜드 역시 3.49% 상승 마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GKL·파라다이스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의 실적이 엔화 강세로 인한 방문객수 증가, 드롭액 증가 덕으로 호조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7일 엔·달러 환율이 86.53엔으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GKL과 파라다이스, 호텔신라 등 관광 및 숙박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엔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GKL과 파라다이스의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현재보다 각각 6%, 11% 성장할 전망이라는 게 한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그가 제시한 GKL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4865억원, 영업이익 1514억원, 순이익 1193억원이다. 강원랜드의 경우 내년에 매출액 1조2734억원, 영업이익 5700억원, 순이익 4622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GKL이 오는 4분기에 지난 3분기에 이어 최고 실적을 다시 경신할 전망"이라며 "일본인이 GKL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이르는데, 10월 일본인 입국자 수는 27만명으로 3분기 월평균 입국자 수 25만5000명을 넘어섰고, 11월 입국자 수도 27만명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일정기간 무비자 입국 허용 등을 담은 정부의 관광산업 선진화 계획 등을 고려하면,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강원랜드의 경우 규제 완화 기대와 주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매출총량제 도입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서 지금까지 매출총량액을 초과한 매출액 처리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심원섭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매출총량제 도입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사감위의 활동도 잠잠해 매출총량액 초과분에 대한 처리방안 제시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카지노 업체들의 배당 성향이 높아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경기 방어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