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27일 두바이 국영개발회사인 두바이 월드의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움) 선언이 국내 건설주 전체에 끼칠 리스크 요인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윤진일 연구원은 "국내 대형건설사가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지역은 풍부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발전을 위해 2012~2013년 이후까지 장기 계획대로 시설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도 발주시장의 둔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건설사의 중동 화공플랜트 분야 경쟁력은 굳건하며, 2010년에도 사우디 얀부 정유공장, 아랍에미리트(UAE) 샤 가스전 등에서 인상적인 수주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이번 두바이 정부 위기가 아부다비와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시장에 우려에 대해서도 "그러한 리스크 요인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부다비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적인 재정펀드(Sovereign Wealth Fund)를 가지고 있으며, UAE 지역의 원유 매장량의 거의 전부가 아부다비(원유매장량 세계 7위, 가스매장량 세계 6위)에 있어 정부재정이 가장 풍부하며 경제규모 또한 가장 크다"고 전했다. 아부다비의 경제규모는 UAE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두바이월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삼성물산의 피해도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두바이월드는 두바이 나킬(Nakheel)사의 지주회사이며, 삼성물산은 두바이에서 나킬사가 발주한 제벨알리(Jebel Ali) 연결교량 공사와 이마르(Emaar Properties)가 발주한 버즈 두바이(Burj Dubai) 두 개의 공사를 수행 중이다.

윤 연구원은 "버즈 두바이공사는 두바이 월드와는 무관하며 진행률이 90% 이상 완공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총 도급금액 3600억원 중 미회수 잔금은 100억원 미만의 정상적인 미수금으로, 관련된 리스크는 없다고 덧붙였다.

제벨알리 교량(도급금액 4300억원)의 공사진행률도 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원은 "지난 11월초 공사를 이미 중단한 상태이고, 미회수 잔금은 200억원 수준에 불과해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