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최대폭 3%대 하락

유럽 증시가 두바이 발(發) 충격에 휘청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최대 국영기업이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함에 따라 유럽 주식시장이 폭락 장세를 보였다.

26일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3.2% 급락해 240.09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런 하락세는 지난 4월 이래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3,18% 급락한 5,194.13 포인트,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지수는 3.25% 빠진 5,614.17 포인트,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3.41% 급락한 3,679.23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증권거래소 등 유럽의 대부분 주식시장도 3% 이상 하락했다.

약세로 출발한 유럽 주요지수는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와 두바이월드의 자회사인 나킬에 대해 내년 5월 말까지 채무상환을 동결키로 했다는 두바이 정부의 발표를 시작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의 은행들이 부채에 노출돼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주의 주가가 급락세를 이끌었다.

바클레이즈, HSBC,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크레디 스위스 등 유럽 주요 은행의 주가는 5%∼8% 떨어졌다.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이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가 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에어버스 모회사 EADS(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도 3.8% 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포르셰와 다임러 등 자동차 주가도 크게 빠졌다.

포르셰는 카타르 투자청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분을 감축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7% 이상 하락했고 다임러 주가도 5% 이상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광산주와 에너지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했다.

뉴욕증시가 휴장하면 시장이 비교적 큰 출렁임 없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나 이날은 두바이 악재의 여파로 하루 종일 출렁였다.

BGC파트너스의 증시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뷕은 AP 통신에 "두바이의 채무상환 동결 요청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