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파산 위기에 글로벌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는 유럽계와 중동계 투자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로 4% 넘게 급락,주요 아시아 증시 가운데 홍콩 다음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원 · 달러 환율도 20원 이상 급등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최대폭인 75.02포인트(4.69%) 폭락,1524.5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유럽 주요 증시가 3% 넘게 급락했다는 소식으로 약세 출발한 코스피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동시에 선물시장에서 1조459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여 향후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코스닥지수도 22.15포인트(4.67%) 떨어진 451.67로 마감했다.

두바이 악재로 홍콩H(-5.13%) 일본(-3.02%) 대만(-3.21%) 중국(-2.36%) 등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추락했다. 전날 추수감사절로 휴장했던 뉴욕 증시도 다우지수가 2% 이상 급락세로 출발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바이 사태는 베트남 통화의 평가절하 등과 함께 이머징마켓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며 "두바이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연속적인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두바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데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규모도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민반응'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수급이 취약하고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발 악재가 터지자 시장이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지수가 120일 평균선(1560) 아래로 떨어진 만큼 유럽과 중동계의 자금회수 움직임이 나올 경우 시장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다만 금융시장이 조기에 안정되면 내주 중 반등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0원20전 급등한 1175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9원70전 오른 채 거래를 시작해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환율이 1170원대로 마감한 것은 이달 5일 이후 처음이다.

박성완/박해영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