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발 쇼크가 향후 환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일회성 악재라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환율의 흐름을 돌려놓을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회성 악재라는 의견은 두바이월드의 디폴트 선언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 비할 정도의 연쇄 부도와 신용경색 사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세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새로운 침체를 불러올 정도의 대형 악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중반까지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원 · 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두바이에 투자한 자금은 세계적으로도 크지 않기 때문에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때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두바이발 쇼크로 그간의 환율 하락세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진우 NH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0여년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 온 서울 외환시장의 속성상 시장의 방향이 바뀔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1300원대부터 달러를 줄기차게 팔면서 원 · 달러 환율 하락을 주도해 온 세력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달러 매도를 중단하고 매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환율 상승세의 장기화를 점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