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 유통 등 내수 소비주가 경기 회복 기대를 타고 돋보이는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의 주도주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대안 찾기에 나선 투자자들이 내수 소비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코스피지수는 1599.52로 12.36포인트(0.77%) 내렸지만 음식료와 유통업종지수는 각각 0.06%와 0.12% 올랐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원 · 달러 환율이 115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며 "내수주 중에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음식료와 유통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한때 28만5000원까지 치솟아 2007년 12월6일(29만500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후반 상승폭을 줄여 3.90% 뛴 28만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외국인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날도 맥쿼리 모건스탠리 등의 창구로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정기 SK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 내수 회복 수혜도 호재"라며 "3분기에 중국 사업의 영업이익이 140억원에 달해 국내 영업이익 110억원을 앞질렀고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대두 소맥 등 수입 원재료의 가격이 빠진 데다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가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0.67% 올라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통에선 롯데쇼핑이 장중 52주 신고가(37만9000원)를 다시 갈아치운 뒤 5.45% 급등한 37만7500원에 마감했다. 기관이 지난달 26일부터 하루도 빼지 않고 '사자'를 이어가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도 0.36% 상승해 사흘째 올랐다.

김장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억눌려 있던 소비욕구가 경기 회복세와 함께 높아지면서 유통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는 점은 유통주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해외에 비해 국내 수요가 탄탄하다는 평가 등으로 내수 소비주가 당분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경제지표들이 변곡점에 다가가는 양상이어서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경영/김동윤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