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반기 평균 반도체 D램 가격이 상반기 평균 가격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D램 제품인 DDR2와 DDR3의 11월 하반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이달 상반기와 같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 가격의 변화가 사실상 하락세 진입의 전조라고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가격 하락폭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 "반도체 가격 하락 시작"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공급증가율이 시장의 수요증가률을 앞질러 반도체가격은 내년 2,3분기까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승관 흥국증권 연구원도 "예년에는 계절적 수요 감소로 반도체 가격이 9,10월경부터 하락했지만 올해는 대만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과 윈도7의 출시 등으로 11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크리스마스시즌과 신학기 수요가 사라지는 내년 2,3월에는 세트업체들이 재고조정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의 하락폭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영향 낙폭 중요"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폭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은 분명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좋은 뉴스는 아니다"며 "다만 D램 가격이 1달러 후반정도까지만 하락하면 후발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반도체가격이 상승해 후발업체들이 살아났는데, 1달러 후반 정도면 이들이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부각될 것으로 봤다.

이민희 위원도 "반도체 가격이 분기별로 10%이상만 빠지지 않는다면 한국업체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낙폭이 한 자릿수면 영업이익률의 감소폭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