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인수에 대해 증권업계의 호평이 쏟아졌다. 인수 가격이 적정한 수준이고,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업계 3위인 더페이스샵 주식 193만3333주(지분 90%)를 약 42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더페이스샵의 사내 유보현금 70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인수가격은 3500억원이다. 지분 취득 예정일은 내년 1월 말이다.

25일 증권업계에서는 지분 90%에 대한 3500억원의 인수 가격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대금이 더페이스샵의 내년 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 9.4배 수준으로 예상보다 낮다"고 전했다.

박자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경영권 프리미엄과 브랜드력, 시장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더페이스샵이 연간 창출하는 이익(90% 지분 산정) 추정치는 약 330억원으로, 인수자금 3500억원 차입으로 인한 연간 이자비용 21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더페이스샵이 중저가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LG생활건강 시장지배력이 확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더페이스샵 인수가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외형 성장에 긍정적"이라며 "LG생활건강의 전문점 채널 시장점유율이 기존 15.1%에서 45.7%로, 전체 화장품시장 점유율 역시 기존 15.5%에서 22.1%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물류센터와 생산시설·경영인력 통합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더페이스샵의 영업 효율화가 LG생활건강 이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 애널리스트는 "더페이스샵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기준 19%를 기록, LG생활건강 화장품사업부 영업이익률 13.8%보다 높다"며 "화장품 부문의 영업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또한 더페이스샵이 그 동안 취약했던 R&D(연구·개발)·생산·물류해외사업 등을 LG생활건강이 보완, 중소업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우리투자증권은 목표가를 종전 29만원에서 32만원으로 높였고, 현대증권 역시 목표가를 22만5000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더페이스샵 수익 추정과 관련해 여러가지 변수가 있고, 인수 후 구체적인 전략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더페이스샵의 해외사업 확장, LG생활건강의 기존 전문점과 더페이스샵 전문점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등 의미있는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아직까지 수립되지 않았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25일 오전 11시25분 현재 전날보다 6.32% 오른 2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