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증시는 저항선인 60일 이동평균선(1628) 돌파를 재차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할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하고 횡보를 거듭한 증시가 미국 주택경기 지표 개선이라는 호재를 맞아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주택가격과 신규주택판매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욕증시는 23일(현지시간) 주택시장 관련 지표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호전된 데다 달러 약세로 상품·원자재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2.79포인트(1.29%) 오른 10,450.95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0월 기존주택의 거래실적은 610만채로 전달보다 10.1%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3.5%나 증가했다.

10월중 기존 주택거래 실적은 시장예측전문기관들이 내다본 570만채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경기 개선 여부와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분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해 왔다.

이 같은 미국 주택경기 개선과 뉴욕증시 급등이 국내 증시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증시의 약해진 체력이 문제다. 전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3조2438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을 뚫더라도 안착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證 "美 주택지표 개선 긍정적"

현대증권은 미국 주택경기 개선 여부와 '블랙 프라이데이'를 분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전날 1620 안착에는 실패했지만 낙폭도 확대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조정장에도 내수관련 업종과 정보기술(IT)株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프로그램 유입 가능성도 재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결국 시장은 미국 주택경기 개선 확인 후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분기점으로 방향성을 보일 것"이라며 "지난주 주택착공건수의 급감으로 주택지표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이 거시지표 개선에 따라 코스피지수 1620~1630선이 회복된다면 기술적 반등의 상단을 좀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證 "국내 증시 안정적 상승국면 진입"

동양종금증권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순항에 힘입어 안정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의 탄탄한 반등 추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선진시장 대비 신흥국 증시의 상대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회복은 BDI(벌크선운임지수) 의 급등을 통해서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의 선행지수로도 불리는 BDI가 한달 사이에 70% 가까이 상승하며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 약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 증가율과 시장의 투자심리를 대변하는 개인매수대금 증가율이 역사적인 바닥권까지 하락했다"며 "현재와 같은 거래침체국면은 조만간 마무리 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철강금속과 건설, 운수창고 등 경기민감주들이 반등을 주도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지난 수개월간 부진함을 면치 못했던 증권업종이 이번 달 들어 수익률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라며 "증권업종은 시세의 초기와 시세의 후기 국면에서 강한 상승률을 기록한다"고 강조했다.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측면에서는 경기소비재와 소재, IT섹터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조언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이들 섹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10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고, 글로벌 대비로도 40~50%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신한금융투자 "아직은 기술적 대응 전략 유효"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미국 소매경기 개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적 대응을 우선하는 전략을 주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새로운 동력원을 외부에서 찾아본다면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연말 미국의 소매경기 개선 정도"라며 "전달 소매판매 개선에서 기인한 연말 쇼핑시즌의 특수 기대감 자체는 유효해 보이고, 이번주 발표될 소득 및 소비관련 지표들의 예상치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연말 소비시즌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자세는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가 우선시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올해 연휴시즌의 소매매출은 전년대비 1%정도 줄어든 4376억달러로 예상되고, 금액기준으로는 2005년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10%대를 상회하는 실업률과 정체되고 있는 미국 개인소득을 토대로 평가해도 소비지출 여건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점에서 지지력이 구축되고 있는 점이나 연말 소비경기에 대한 기대감 자체를 부정할 시점은 아니다"면서 "다만 짙은 관망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거래가 정체된 국내 증시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한 체력이 부족한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시간'을 사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는 60일(코스피 1628)과 120일(1554) 이동평균선을 근간으로 기술적 대응을 우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