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루머 다시 기승 '투자주의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다시 근거 없는 루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식을 공개매수한다는 식의 호재성 루머에다 때아닌 부도설 같은 악재성 소문들이 나돌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장중에 요동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횡보장세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들이 루머를 따라다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해당 업체의 공식 입장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24일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1시45분께 갑자기 7% 가까이 치솟았다.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다는 뜬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주당 매입가격은 5만3000원이며 소액 주주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정했다"는 그럴싸한 내용까지 나왔다.

그러나 삼성이미징 측이 "사실 무근이며 공개 매수 등에 관해 어떠한 방법을 결정지은 것이 없다"고 부인하자 주가는 곧장 떨어졌다. 결국 이날 주가는 4만4700원으로 0.68%(300원) 오르는 수준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거래량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178만여주로 전날의 9배를 넘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쌈지가 루머에 휩싸여 주가가 요동쳤다. 오전엔 13% 넘게 급등하다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반전해 하한가로 마감되면서 하루 변동폭이 30%나 됐다.

쌈지는 오전 중 부도설이 흘러나와 급락하다가 회사 측이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자 바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장 막판 기업은행 목동지점 등 10개 지점에서 2억4000만원 규모의 어음 위변조 사건이 발생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다시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특히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고,그 전 3일간은 하한가로 마감하는 등 이달 들어 16거래일 가운데 9일을 상한가와 하한가로만 움직이는 등 주가가 연일 널뛰기하고 있다.

이 외에 영보화학대주산업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정부의 세종시 관련 소식에 급등락하고 있다. 영보화학은 세종시 부지 인근인 충북 청원군에 6만평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대주산업도 인근에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산업은 이날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시하자 하한가로 마감했으며,영보화학도 하한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루머는 특정 세력이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퍼뜨리는 것이 다반사인 만큼 사실 확인 없이 섣불리 매매에 들어갔다가는 큰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루머는 통상 증시 횡보장에서 특별한 테마가 없을 때마다 나타난다"며 "뜬소문에 섣불리 투자하지 말고 회사 측이 공식 확인하기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후/조재희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