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활기가 사라졌다.

매수 주체, 주도주(株), 모멘텀이 사라진 가운데 극심한 '거래가뭄'에 빠지면서 선진국 증시가 강세를 보여도 '훈풍'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연이틀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6천7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1,620선으로 끌어올렸지만 이후로 매수강도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기관은 별다른 방향성없이 프로그램 매매에 이끌려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의지에 가파르게 상승하던 모습은 실종된 셈이다.

자동차와 전기.전자(IT)로 대변되는 주도주들도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

IT 부문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종목별로 혼조인 양상이다.

연말 소비회복 기대에 내수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주도주를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

인수.합병(M&A) 재료에 일부 은행주(株)가 들썩이고 있지만 시장 전반을 이끌 모멘텀은 찾기 어렵다.

신한금융투자의 한범호 연구원은 "기업실적이든, 경제성장률이든, 글로벌 정책 공조든 동인(動因)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며 "이번주 후반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 소비특수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증시의 체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이다.

거래량은 이달 들어 연일 2억주대에 머물고 있다.

거래량은 통상 주가에 선행하거나 동향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현재의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벗어나려면 거래증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가 대내적인 활력을 잃으면서 해외 증시의 호재에도 무덤덤한 모습이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1~2%대 올랐지만 이날 오전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1,600~1,610선 범위에서 머물고 있다.

반면 중국 상하이지수는 0.5%, 대만 가권지수는 0.3% 안팎에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