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이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현금 확보에 주력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이란 현금과 단기에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 및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현금성 자산은 3분기 말인 지난 9월 말 현재 총 78조8009억원으로 작년 말(69조4075억원)보다 13.5% 증가했다고 밝혔다. 1개사당 평균 현금성자산은 1420억원으로 조사됐다.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8조614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1.3% 늘어났지만 비중은 61.6%로 작년 말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포스코로 올 들어 2조8641억원 증가했다. 전체 현금자산 규모는 5조3793억원으로 작년 말 7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초 5000억원의 원화 회사채 발행과 7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 등으로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재료가격 협상을 앞두고 있어 현금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해야 하는 데다 투자를 검토 중인 사안도 많아 현금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으로 13조5654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자동차(10조1626억원) SK(5조8914억원) 등의 순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8조35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5조7179억원) 포스코(5조3304억원) 등도 5조원이 넘었다.

증가 규모로는 포스코(2조8641억원)가 1위였고 삼성전자(2조3693억원) 현대제철(1조2927억원) 등의 순이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