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회복 수혜 기대…아직 보수적 시각 우세

'검은 금요일'이 증시를 살린다?

미국의 연말 소비 회복,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오는 27일 소매업계 매출 회복이 우리 증시에서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증권업계에서 조금씩 커지고 있다.

'검은 금요일'처럼 요일 앞에 '검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는 대개 증시가 급락할 때이지만, 오는 27일을 '검은 금요일'로 부르는 이유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철의 판매고에 따라 유통업계의 영업수지가 단숨에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우리 증시가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1,550선 중반에서 반등을 모색하는데 외국인 매수세가 큰 역할을 한 만큼 미국의 소비 회복이 미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면 우리 시장도 투자 심리를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증권가의 미국 연말 소비 확대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업률 상승으로 미국의 임금 소득이 여전히 부진하고 가계 신용 역시 감소하고 있어 자생적 소비 여건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에 미국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할인으로 연말 소비를 유도했지만 급박한 상황을 벗어난 기업들이 작년보다 할인 폭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기였던 2000년과 2002년, 지난해에 미국 소비자들의 연말 지출은 평상시보다 위축되는 면이 있었다"며 "세제 혜택 덕에 자동차 등의 내구재 소비를 늘린 미국인들의 지갑은 현재 얇아진 상태"라고 풀이했다.

그럼에도 소비가 실제로 회복될 경우 위축된 증시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소비가 예상보다 좋으면 긍정적 증시 분위기에 일조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이번 연말 소비가 기대를 충족한다면 이번주에 미국의 소비지표가 부정적으로 발표되더라도 영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연구위원 역시 "연말 미국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하면 부정적 전망이 자리잡고 있는 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긍정적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