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우려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LG전자가 이틀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23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3000원(2.86%) 오른 10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LG전자는 전날에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94% 상승했다.

◆4분기 실적·스마트폰 경쟁력 우려에 부진

지난 9월 2일 15만원까지 올랐던 LG전자는 지난 16일 10만원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같은 주가흐름이 4분기 실적과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 우려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주력시장인 북미에서 휴대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8.7% 감소하고 취약한 스마트폰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돼 LG전자의 주가는 고점 대비 27.3%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 연구원은 "최근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며 "특히 LG전자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버라이존이 모토로라의 스마트폰으로 애플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LG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SA가 발표한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점유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LG전자는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LG전자의 스마트폰 대응이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4분기 실적부진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으나 여기에 북미시장의 스마트폰 입지 약화 우려가 더해져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주가 바닥권, 저가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돼 LG전자의 주가가 바닥권을 형성했다며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4분기에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나 주가는 이를 이미 반영했다"며 "현재는 오히려 내년 성장세를 감안에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백 연구원은 "휴대폰·TV 부문의 사업경쟁력 강화로 세계 시장점유율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부문도 다양한 모델의 출시 및 마케팅 강화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현철 연구원도 "LG전자는 연내 윈도모바일 6.5 운영체제를 채용한 스마트폰 3개종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개종을 출시해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10개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 스마트폰 판매량이 500%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역시 내년 1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다. 박성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4분기 실적둔화는 영업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계절적 요인에 의한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는 에어컨을 비롯한 가전부문이 성수기에 들어가고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LG전자의 현 주가는 바닥권"이라며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