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한달여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벌써 내년 증시 전망이 한창이다. 올해 상승세를 이어가 금융위기 전 고점인 코스피 2000선 돌파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2000 돌파 축포를 터뜨린지 1년만에 900선이 무너졌던 암울한 2008년을 뒤로 하고 2009년 코스피 지수는 눈부신 반등을 기록했다. 빠른 경기회복과 함께 올해 9월 1700을 돌파하며 연초대비 50% 이상의 상승률을 이뤄냈다.

[초점] 내년 코스피 2000 돌파 가능할까
문제는 추세적인 상승으로 코스피 2000선을 돌파할 것인가, 현 주가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인가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속이라는 호재와 회복 둔화·출구전략 리스크라는 악재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수 고점 목표치도 1800선에서 2200선까지 차이가 난다.

동양종금증권은 국내 증시가 2010년에도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적정 PBR(주당순자산비율)인 1.6배를 적용해 2120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 국내 증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지속,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내수시장 확대, 국내기업의 이익 증가 등을 감안해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도 2010년 주식시장의 기본적인 방향을 '상승'으로 잡고, 코스피 지수가 최고 2200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4%선에 복귀하며, 기업들의 실적 개선속도도 가파를 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위험자산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토러스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각각 코스피 지수가 최고 2100과 20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스권 흐름 안에 갇히면서 1800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신한금융투자는 "위기 이후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기적 약화 요인들이 2010년에 충돌하는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코스피는 추세적 흐름이 아닌 박스 흐름 내에서 1360과 1810선 사이의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앞을 그렸다.

하나대투증권은 "과거 경기모멘텀이 최고점을 넘은 후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주가조정이 불가피했다"며 "2010년 상반기 주식시장은 변동성 확대와 함께 주가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부터는 불확실성 제거로 반등하며 1810선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환율하락과 상품가격 상승으로 기업 이익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한국증시 회복의 주요 배경이었던 중국성장 모멘텀이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1800선까지 제한적인 상승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상철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지수 추이를 보면 경기가 저점에서 막 회복하는 시기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컸다"며 "2010년은 경기 회복 추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턴어라운드 효과가 약화되면서 주가 상승률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