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랠리를 재개할 수 있을까.

19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장 종료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50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모두 1조18억원을 사들였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1,600선을 탈환한 데 이어 이날 1,620선까지 돌파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6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수준으로 들어온 것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부터 시장에선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5천억원 규모의 비차익거래가 들어올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실제 이날 비차익거래가 5천771억원이었고,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이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점을 보면 외국인이 비차익 거래로 바스켓 매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시장에 외국계 자금이 일본 비중을 줄이고 한국 비중을 늘릴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공교롭게 이날 한국 증시는 오르고 일본 증시는 떨어지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향후 외국인 매수세 유입 전망 긍정적이어서 이전처럼 외국인 매수에 따른 랠리를 기대해 볼만하다.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자금이 글로벌 증시에서 풍부하게 유입된 상황에서 최근 한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0배 미만으로 떨어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기업실적 둔화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본격적으로 사들일 환경도 조성됐다.

환율이 여전히 연중 저점 수준임에도 외국인이 최근 들어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 재개를 기대케 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한국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이익성장 모멘텀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있긴 하지만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매수세 꾸준히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 펀드환매로 기관 투자자가 또다시 대규모로 매도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상승탄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으면서 펀드환매가 재차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63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어 반등 탄력은 둔화될 것"이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