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국내 증시 역시 지난주에 나타났던 위축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주말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거래대금이 4조원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올들어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여전히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 영업실적처럼 시장을 끌어올릴 만한 확실한 동력 또한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고 가격 측면에서 매력이 생기고는 있으나 시장이 돌발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은 지난 12일 옵션 만기일 소동에서 재확인됐고, 정치적 이유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증시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조짐이다.

14일 증시 전문가들은 내주에도 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다음 주에 잇따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의 수위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가증권시장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47포인트(0.03%) 내린 1,571.99로 마감하며 5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프로그램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는 1,600선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중반 이후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고 옵션 만기일에 합성선물 청산에 따른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여전한 거래 부진 속에 대체로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유인할 만한 여건들이 쉽사리 조성되지 않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그나마 시장을 지탱했던 외국인의 매수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지수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는 있어도 의미있는 반등 재료가 없어 자칫 더 큰 조정 압력 아래 놓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주호 연구원은 "옵션만기일 같은 주요 이벤트들이 마무리되면서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 동향에 주의하면서 소비 관련주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탐색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외부에서 시장의 흐름을 다잡을 새로운 계기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주에 잇따라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를 통해 소비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이 중국 위안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코스닥시장
코스닥지수도 지난 주말에 비해 1.13포인트(0.23%) 낮은 481.57을 기록하며 4주 연속 내림세였다.

주 초반 한때 490선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시장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 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480대를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기관이 전반적으로 팔자에 치중한 가운데 외국인이나 개인이 방향성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탓에 거래대금이 1조원대 초반으로 줄어드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고, 게임이나 풍력 혹은 4대강 관련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 시장을 이끌지는 못했다.

대우증권 추연환 연구원은 "시장의 체력이 약하므로 공격적 대응은 어려운 상태"라며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