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질주했던 그룹주펀드가 주춤해지는 분위기다. 대부분 그룹의 대표주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블루칩의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수익률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삼성그룹주펀드의 올 수익률은 현재 51%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45%)보다 높지만 한때 100%를 웃돌던 데 비하면 크게 낮아졌다. 가장 수익이 좋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56% 남짓 수익을 내고 있는 정도다.

지난 8월 출시된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1펀드도 설정 후 11% 수익에 그치고 있고,한 달 뒤 나온 현대현대그룹플러스1펀드는 오히려 1% 손실을 보고 있다.

이 같은 그룹주펀드의 부진은 그룹주펀드의 속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 우량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증시가 좋으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내지만,반대의 경우는 부진 정도가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산분리로 인해 주요 그룹들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해 펀드 내에 은행주가 아예 없거나 비중이 작은 점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개별그룹의 특성상 성장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점으로 꼽힌다. SK그룹 계열사 중 시가총액이 제일 큰 SK텔레콤의 경우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해 올해 증시가 60% 이상 상승하는 동안 주가는 오히려 15%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1펀드의 최대 투자종목은 삼성전자이며,SK텔레콤보다 SK에너지 SK케미칼 SK네트웍스 등을 더 많이 들고 있기도 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