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의 합병이 무산됐다. 일반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주식매수 청구 규모가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호남석유화학은 13일 공시를 통해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나 주식매수 청구 금액이 과도하게 들어와 합병 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매수 청구액은 총 6956억원으로 두 회사가 지난달 23일 합병 의결 당시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건으로 달았던 2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대규모 주식매수 청구액 지급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합병을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양사 합병이 채권자나 주주들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당분간은 합병 절차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합병 무산 소식에 두 회사 주가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호남석유화학은 1.62% 올랐고 케이피케미칼도 1.96% 상승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