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시도에 분석을 중단했던 증권사들이 속속 효성의 기업분석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13일 KTB투자증권, KB투자증권, 현대증권, HMC 투자증권 등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철회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분석을 재개했다. 이들 증권사는 모두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했고, 목표주가는 9만9000원에서 11만원 사이였다.

효성은 전날 공시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관련한 특혜시비 등으로 공정한 인수 추진이 어렵게 됨에 따라 인수의향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가 효성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 인수 포기로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효성의 장기 성장성도 밝다는 판단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는 과다한 인수 비용과 낮은 시너지 효과 등 기업가치 평가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인수 철회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실추됐던 시장신뢰를 곧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이사도 "효성의 주가는 하이닉스 인수 시도와 철회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상실해 부진했다"며 "이번 결정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이사는 "효성의 4분기 영업이익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중공업부문의 호조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1433억원을 기록할 것"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창원공장의 파업 장기화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창원공장 파업이 2개월째 계속되면서 중공업부문의 생산차질이 지속되고 있다"며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자금 문제 등이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파업장기화로 올 4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된다"며 "효성이 예상했던 중공업부문의 수주도 현재까지 계획에 못 미치고 있어 내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오전 10시54분 현재 효성은 전날보다 500원(0.63%) 내린 7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 철회를 밝혔던 전날 효성은 14.80%까지 올랐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